매킨토시 클래식과 SE/30 (왜 매킨토시인가 발췌)

이 글들은 제가 대학생때 즐겨보던 월간 마이크로소프트 잡지에서 본 이영식님의 매킨토시에 관한 기고문을 발췌한 것입니다.

그때의 추억을 생각하며 다시 그 잡지를 찾았지만 이미 찾을 수 없고, 수소문 해보니 그 컬럼의 글들만 모아 후에 책으로 출판을 했다는 군요.

책의 제목은 ‘왜 매킨토시인가’ 였는데 이 책도 절판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도 국회도서관에서 볼수 있어서 찾기는 찾았는데 옛날 ‘마소’ 잡지에서 읽었던 신기함과 동경은 다시 느낄 수 없어서 살짝 아쉬웠습니다.


개인용으로 매킨토시를 사려는 사람은 매킨토시 클래식보다는 매킨토시 SE/30에 더 매력을 느낄 것이 틀림없다. 필자도 매킨토시 SE를 가지고 있는데, SE/30으로의 업그레이드(SE를 애플 컴퓨터사에 가져다  주고 SE/30으로 바꾸어 오는 것)을 한동안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업그레이드 가격이 SE/30을 새로 사는 가격과 비슷해서 포기하고 말았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매킨토시 클래식과 매킨토시 SE/30은 모양은 비슷하지만 하나는 8Mhz 68000을, 다른 하나는 16Mhz 68030을 중앙 처리 장치로 사용하고 있다. 컬러 비디오 보드를 장착하면 컬러 모니터를 붙일 수 있고, 시스템 7.0의 다양한 기능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SE/30이 매킨토시 클래식보다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1000불의 가격 차이로 얻는 것이 무엇인가를 잘 생각해야 한다.

이에 비해서 매킨토시 클래식은 최대 한도로 싸게 팔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써서 만든 구두쇠용 매킨토시이다. 컴퓨터의 가격이 싸다. 비싸다라고 하는 것은 처음 컴퓨터를 살 때의 가격 못지 않게 그것을 쓰는데 배우고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 그리고 실제로 응용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 얼마나 효과적인가 하는 요소, 사용 가능한 좋은 응용 프로그램의 숫자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는 매킨토시 클래식이 한국 가격을 생각해도 아주 무리는 아닌 컴퓨터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SE/30을 비교해 보자. 가격은 바싸고, 쓰기 쉬운 정도와 프로그램 사용 효과는 같거나 조금 빠르다.(속도가 두 배 빠르지 않은 것에 주의해야 한다.) 결국 가격과 2배의 속도, 컬러 사용 가능성, 시스템 7.0의 100% 호환성을 맞바꾸는 것이 된다. 이 정도에 추가되는 비용으로 적당한가? 생각해 볼 문제다.

특히 개인적으로 사용하면서 클록 스피드를 따지는 것은 적당하지 않은 논리라고 생각한다. 가령 한 시간씩 컴퓨터가 돌아가야 하는 계산이라면 두 배의 빠르기는 중요하다.(과학, 기술 분야에서의 컴퓨터 사용이 그렇다.)

그러나 개인용으로는 컴퓨터 중앙 처리 장치의 빠르기가 일을 마치는 속도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이 속도를 결정한다. 가령 논문을 쓸 때, 첫 페이지에서 마지막 페이지로 빨리 화면 전환이 안되어서 논문 작성이 늦어지는 것이 아니고, 논문을 쓰는 사람이 내용을 생각하느라고 시간을 더 끌게 되는 것이다.

컬러 화면은 개인용으로는 지나치다고 느껴질 뿐 아니라 컬러 프린터가 널리 쓰이기 전까지는 그저 눈을 즐겁게 해주는 것일 뿐이다. 물론 게임 화면은 컬러가 최고라는 것을 필자도 인정한다.

1990년 겨울 한국을 잠시 방문했다가, 동생이 IBM PC에서 보여준 버블버블이라는 게임은 필자로 하여금 XT라도 하나 사서 집에서 게임만 하는데 써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할 정도였다. (이 곳의 XT 가격은 5백 혹은 6백 불 정도) 그러나 게임 외에는 컬러가 꼭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분야가 별로 없다.

컬러를 그래픽스 분야가 아닌 순수한 컴퓨터 운영 체제나 프로그램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직도 5, 6년은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때까지는 컬러 기능이 없는 컴퓨터라 할지라도 무리가 없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시스템 7.0 이야기. 시스템 7.0이 나오자마자 그 다음에는 시스템 8.0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다. IBM PC 호환 기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DOS 4.0이 나온 후 바로 DOS 5.0 베타 버전이 나오고…

물론 시스템 7.0은 DOS 3.3에서 DOS 4.0으로 달라진 것 이상의 획기적인 변화이기는 하다. 그러나 시스템 7.0에 68000(매킨토시 플러스, 매킨토시 SE, 매킨토시 클래식, 매킨토시 포터블의 중앙 처리 장치에 쓰인 모토롤라 마이크로프로세서)을 지원하지 않는 기능이 조금 들어 있다고, 또 컬러 화면을 지원하는 기능이 조금 들어 있다고 수없이 많은, 이미 보급된 68000을 사용한 개인용 매킨토시들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시스템 7.0의 상당 기능은 매킨토시 클래식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맺는 말

개인용으로는 매킨토시 클래식이 결코 매킨토시 SE/30보다 못한 것은 아니다. 물론 경제적인 여유가 있으면 SE/30을 사는 것이 낫겠지만, 가장 경제적으로 개인용 컴퓨터를 사려 한다면 매킨토시 클래식을 권하고 싶다.

반대로 빠른 속도와 연산 능력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꼭 매킨토시이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너무 매킨토시에 연연하다 보면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수가 있다. 다른 기종에서 매킨토시 IIfx 보다 나은 조건으로 문제의 해결이 간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말

필자가 위의 글을 쓴 것이 1990년이었는데, 애플 컴퓨터사는 1991년 SE/30의 생산을 중단하고 클래식 II라는 기종을 발표하였다. 클래식과 SE/30 의 경쟁에서는 미국의 사용자들이 클래식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고 SE/30 이 많이 팔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클래식 II 는 매킨토시 SE에서 클래식을 만들어낸 것처럼, SE/30을 가장 경제적으로 만들어 낸매킨토시 기종이다. 따라서 가격이라는 요소가 사라진 클래식과 클래식 II 의 비교는 쉽지가 않다.

지금은 클래식 II 가 초보자용 매킨토시로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다. 3, 4년 안에 클래식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클래식 II 가 차지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확실하게 클래식 II 를 권할만한 단계는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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